글: 배성준
2024년 대한민국에 등록된 프랜차이즈 가맹점수는 31만 3,880개 이며, 103만여 명의 종사자가 일을 하고 있다. 프랜차이즈는 외식산업을 넘어 다양한 곳에서 발전했고 새로 만들어지고 있다.
자영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것은 안정적인 시스템 속에서 자영업을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안정적인 시스템을 제공할 것이라 믿었던 가맹점 본사는 자본이 노동자에게 그러했듯 자영업자들을 착취해 이윤을 챙기는데만 골몰할 뿐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비슷한 가맹점과 경쟁을 위해 신제품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이에 따라 인테리어와 홍보물을 변경할 것을 자주 요구한다. 이 변경의 과정은 주기적으로 진행되는데 인테리어는 본사가 일률적으로 담당한다. 개별 자영업자가 더 싼 가격의 인테리어 업자를 찾아서 공사를 진행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비용의 정확한 내역은 공개되지 않는다.
또, 본사에서 공급받는 똑같은 제품을 시중에서 더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음에도 본사에서만 받아야 한다. 본사에서 받는 모든 재료의 가격이 더 비싸게 책정되어 있어도 가격 차이의 이유에 대한 정확한 내역이 공개되지 않는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 사이 분쟁이 발생하면 가장 많이 회자되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프랜차이즈 본사에 위와 같은 문제를 제기하고 공론화하면 가맹점주는 가맹계약 해지를 당한다. 계약 해지 사유를 다양하게 만들어 내면서 모든 책임을 자영업자인 가맹점주에게 전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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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10여년간 프랜차이즈 가맹사업 관련 제도 변화 연혁 출처 : 머니투데이 > |
2013년 남양유업 대리점주 대상 갑질 논란으로 세상에 알려진 프렌차이즈 본사 횡포는 근절되지 않고 지금까지 계속되었다. 2015년 11월 가맹사업법에 가맹점주 단체 협상권을 추가한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되었지만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25년 12월 11일에서야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2026년 12월 31일 시행 예정)이란 이름으로 통과 되었다.
개정된 법안의 핵심 내용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가맹점주단체'가 공정위 또는 지자체에 공식적으로 등록이 가능,
2. '가맹점주단체'가 거래조건, 수수료, 계약 갱신 등에 대해 협의 요청 시 본사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할 수 없도록 의무화.
3. 본사가 협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시정 명령 및 과태료 부과 등 제재 가능
4. 가맹계약서에 가맹점 필수 비용(인테리어, 설비, 초도 물품 등) 상세 내역 명시 의무화.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경제를 다루는 언론과 프랜차이즈 업계는 과도한 규제이고 시장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한다. 또한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되고, 가맹점주 단체가 난립하여 산업활동이 어려워진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법률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이는 계약이라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최소한의 요구를 담은 정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025년 공정위가 실시한 가맹점주 대상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맹점 사업주 단체 가입한 자영업자는 15%에 불과하다. 또한 단체에 가입한 자영업자 중 10%가 본사에 의한 불이익을 경험했는데. 불이익 경고와 불시 매장 점검, 장려금 축소 등의 실질적인 불이익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실질적 압박으로 가맹점주들은 그동안 단체에 가입하지 않고 개인들이 본사의 횡포를 견뎌야 했다. 개정된 법안은 일정수의 가맹점주가 모여 단체를 결성하면 공정위, 지자체에 등록돼 본사와 협상이 가능하도록 했다. 더불어 본사가 협의사항을 이유없이 거절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제재가 가능하게 되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갈수록 늘어가는 지금, 이러한 최소한의 권리가 이제서야 보호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가맹점주 대상 실태조사에 따르면 가맹점주 10명중 8명이 본사가 제공하는 '필수품목'에 불만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포장용기와 식재료, 청소용품 등을 필수품목에 두고 시중 가격보다 비싼 가격에 강제로 떠맡겼다는 주장이다. 개정된 법률안에 가맹점 필수비용의 내역을 상세히 명시하는 것이 의무화되었는데 그렇다면 그동안은 내역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해온 것은 높은 비용의 물품을 가맹점주에게 요구하면서 덩달아 제품의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든 가맹점 본사에게 있다.
가맹점 본사들은 영업 거리 제한 규정도 거의 없이 좁은 지역에 가맹점을 내주고, 자영업자들을 상대로 비싼 인테리어 비용과 물품 비용을 통해 폭리를 취해왔다. 더불어 계약 해지를 빌미로 부당한 요구들로 자영업자들을 울려왔다.
개정된 가맹사업법을 통해 가맹점주 단체들이 공식적으로 인정되고, 단체협상이 가능해졌다. 더불어 협상 내용을 지키지 않으면 제재가 가능해졌기 때문에 가맹점주들은 자신의 권리를 위해 단체를 만들고 가맹점 본사와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자영업자들의 '노조'가 생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아직 갈길은 멀다. 법안이 마련되어도 실제 집행과 관련된 시행령이 법안을 후퇴시켜 노동자들이 계속 싸울 수밖에 없었던 노조법 2,3조 개정안의 절차를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맹점법안은 작년 12월 통과되었으나 시행은 2026년 12월로 1년이 유예된 상황이다.
정의당은 그동안 자영업자들의 편에서 가맹점 본사를 상대로 하는 싸움에 함께 해왔다. 법안 통과를 계기로 가맹점주 단체들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돕고, 시행령이 잘 만들어질 수 있도록 감시하며 법안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도록 함께 할 수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