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표재선
5월 27일 제3차 대선 토론에서 이준석의 정치가 우리 사회에 얼마나 해로운지 확인했다. 토론 직후 민주노동당, 민주당은 이준석의 발언에 대해 규탄하고,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또한, 많은 단체와 언론에서도 성명서를 발표하고 비판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준석은 자신의 지지기반이 공고해지고, 기득권 보수 양당에 맞서 싸우는 제3의 정치세력으로 남는 성과를 보였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이런 현상을 두고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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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MBC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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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존 보수 양당 정치체제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조직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정치 구도는 진보(민주당)대 보수(국민의힘)라는 프레임으로 짜여져 있었다.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유권자층은 민주당을 지지했고, 보수적이고 반공주의가 강한 유권자층은 국민의힘 지지자가 되었다.
그런데 민주당은 집권했을 때 확실한 사회개혁을 이루지 못했다. 오히려 조국사태, 인국공 논란 등 불공정 이슈와 안희정, 박원순 등 권력형 성범죄 이슈를 만들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내란에 동조하며 극우정당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이에 실망하고 분노한 대중에게 대안 정치세력이 필요했다. 그 틈바구니에서 이준석은 공정, 기성정치 비판, 개혁보수를 주장하며 자신의 지지기반을 만들었다.
2)세계적 경제위기 속 누적된 대중의 분노를 조직
코로나19 이후 지속되고 있는 경제위기 속에서 대중의 고통과 불만은 쌓여가고 있다. 그런데 정치는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이전투구만 하고 있다.
각자도생으로 내몰린 대중은 생존하기 위해 애를 쓰며 사는데, 개혁적이라던 민주당은 앞서 언급한 불공정 이슈를 만들고 각종 비리에 연루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그 결과 2030 청년세대와 중도층 일부가 등을 돌리게 되었다.
2. 진보정치의 대응
3차 티비토론 이후 민주노동당은 “‘준석열’식 혐오정치 청산하겠습니다” “이준석 후보의 유해한 정치, 퇴출시켜야 합니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이를 넘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
이준석이 갈라치기하고, 혐오정치를 일삼고, 우리 사회에 백해무익하다는 것을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다.백해무익한 것이 왜 성공하는지에 대한 진보정치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벨기에의 정치철학자 샹탈 무페는 「좌파포퓰리즘을 위하여」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그들은 대중이 현실에서 어떻게 존재하는지가 아니라, 자신들의 이론에 어떻게 따라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한다. 결국, 그들은 자신들의 역할이란 대중이 현실에 대한 ‘진실’을 깨닫게 하는 것이라고 이해한다. 극좌들은 대중이 알아가는 방식으로 대적자들을 지정하는 대신, ‘자본주의’와 같은 추상적 범주를 사용하면서, 이로 인해 대중이 정치적으로 행동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데 필요한 효과적인 차원을 이끌어 내지 못하게 된다. 극좌들은 실제로 대중의 실제 요구에 둔감하다. 그들의 반자본주의적 수사는 자신들이 대변하는 척하는 이해관계에 속한 집단들에게 아무런 울림도 만들어 내지 못한다. 이것이 극좌들이 언제나 주변부에 남는 이유이다.”
상탈무페의 말을 빌어 생각해보면 , 이준석을 지지하는 대중을 편협한 존재로 치부하거나 무시해서는 안된다. 문제는 이준석이지 그를 지지하는 대중이 아니다. 대중이 이준석을 지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찾고, 그들의 이해와 요구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진보정치가 제시해야 한다.
3. 이준석의 지지율은 무엇을 말하는가 ?
모두가 아는 것처럼 이번 조기 대선은 윤석열의 불법계엄과 탄핵으로 실시되었다. 대선 기간 여론조사에서 이준석의 지지율은 9~11%로 나타났다. 전체 유권자 4439만1871명 중 약 400만 명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제3지대 후보로서 의미있는 수치이다.
아래 표는 JTBC가 5월 28일에 공표한 여론조사 결과이다.
4. 이준석을 진정 퇴출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들
“앞으로 다가올 몇 년 동안 정치적 갈등의 중심축은 우익 포퓰리즘과 좌익 포퓰리즘 사이에서 생겨날 것이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우익 포퓰리즘에 의해 조장된 외국인 혐오 정책들과의 싸움은 ‘대중’, 즉 평등과 사회 정의의 방어에 담긴 공동의 정동(affects)을 끌어들이면서 비롯되는 집합의지를 통해서 가능하게 될 것이다.”
「좌파포퓰리즘을 위하여」에서 샹탈 무페가 한 말이다.
민주노동당은 이준석이 조장하는 혐오 정치와의 본격적인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 차별과 혐오에 맞서 평등과 연대를 앞세우는 진보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정치적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과 맞닿아 있는 구체적인 모습으로 대중의 마음에 담겨야 할 것이다.
그 결과 진보정치가, 민주노동당이 기득권 보수 양당정치의 대안으로 선택받을 수 있어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이준석이 조장하는 혐오 정치와의 본격적인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 차별과 혐오에 맞서 평등과 연대를 앞세우는 진보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정치적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과 맞닿아 있는 구체적인 모습으로 대중의 마음에 담겨야 할 것이다.
그 결과 진보정치가, 민주노동당이 기득권 보수 양당정치의 대안으로 선택받을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