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석과불식의 교훈

 

글: 신현자


202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는 밝았지만 여전히 세상은 폭력과 불평등으로 어두운 기운이 내려앉아 있습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트럼프의 경제전쟁과 돈로주의는 트럼프 개인의 미친 짓이 아니라 신자유주의 위기 속 자본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입니다. 그러나 경제전쟁, 주권침탈의 도를 넘어선 트럼프의 깡패짓에 서유럽과 브릭스를 위시한 세계는 대응조차 하고 있지 못합니다.

대한민국은 어떤가요? 세계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 속의 한국 경제 역시 경제위기의 장기화로 민생위기, 모순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체제 위기의 상황에서 진보진영은 제대로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구심력에 빨려 들어가거나 독자적 정치세력으로 생존하는 것조차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정의당 역시 작년에는 사회대전환연대회의라는 연대의 틀로 대선을 함께 치르며 소기의 성과를 올렸지만 올해 지방선거를 대선의 성과를 계승하여 치러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 AI 생성 이미지 >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생전에 주역에 나오는 ‘석과불식’(碩果不食)이라는 말을 자주 언급했다고 합니다.

“절망과 역경(逆境)의 상황을 보여줍니다. 나뭇잎 모두 떨어지고 나목의 가지 끝, 삭풍 속에 남아 있는 마지막 과실을 씨과실이라 합니다. 석과불식(碩果不食)이란 이 씨과실(碩果)을 먹지 않는 것입니다. 먹지 않고 땅에 심어서 새봄의 싹으로 돋아나게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역경을 극복하기 위해서 해야 할 우리의 몫이며, 석과불식의 교훈입니다. 석과를 새싹으로, 다시 나무로 키우고, 숲을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장구한 세월, 수많은 일들을 감당해야 합니다. 그 먼 여정은 무엇보다 먼저 엽락(葉落)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잎을 떨어뜨려야 합니다. 거품을 걷어내고 환상을 청산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체로(體露)입니다. 잎을 떨어뜨리면 뼈대가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바로 이 뼈대를 직시해야 합니다. 우리의 삶을 그 근본에서 지탱하는 뼈대를 직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분본(糞本)입니다. 뿌리를 거름하는 일입니다.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은 뿌리가 곧 사람이라는 사실입니다. 사람을 키우는 일, 이것이 역경을 극복하는 길이라는 것이 석과불식의 교훈입니다.”

이 어두운 세상, 마지막 희망은 씨과실, 진보정치와 정의당입니다. 씨과실을 남기는 것이 절망과 역경을 이기는 길이라면 우리는 정의당을 다시 땅에 심고 싹을 틔워야 합니다. 나무로 키워 진보정치의 숲으로 가꾸어야 합니다. 석과불식의 근본은 무엇보다 사람을 모으고 키우는 일이라 했습니다.

석과불식의 교훈으로 우리는 지방선거의 전투 속에 사람을 남기고 사람을 키워야 합니다. 동시에 정의당의 진보적 사회비전으로 국민들을 설득하고 진보정치의 씨앗을 국민들의 가슴에 심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전국당원포럼 또다른플랜이 정의당의 석과불식의 진지로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새해의 시작과 함께 또다른플랜의 존재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