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당 기사회생의 대선, 새로운 진보정치의 싹을 틔우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글: 안숙현

대선이 끝났다. 
민주노동당 권영국은 득표율 0.98%, 34만 4150명의 지지를 확인했다. 
득표율 3%를 넘기를 간절히 열망한 이들에게 이 수치는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따져보면 실망할 결과는 아니다.
이번 대선은 권영국과 연대회의, 진보정당 운동의 과제를 고스란히 남긴 대선이었다.


1. 선거결과가 함의하는 것


1) 28년만의 최대 투표율, 유권자들은 강력한 심판 선거를 치루었다.

28년만의 최대 투표율이었다. 80%에 미치지 못하지만 79.4% 투표장으로 갈 이유가 분명한 선거였던 것이다.

12.3계엄으로 인한 윤석열 파면후 치뤄지는 조기대선이었다.

그런데도 계엄 공범 정당 국민의힘은 무리한 후보 교체 시도, 계엄의 원인을 야당 탓으로 돌리면서 윤석열을 옹호하는 등 상식과 거리가 먼 행보를 고수했다

심판선거는 이미 예견되었다.

높은 사전투율과,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 직전 여론조사 결과가 국민의힘의 패배를 보여준다.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재명이지만 50%에 육박하는 득표를 했다. 시민들은 계엄세력을 강력하게 심판한 것이다.

<사진출처: 시사IN>


2) 강력한 양당 중심 구조, 하지만 시민들은 새로운 정치세력을 요구한다.

계엄에 동조하는 김문수가 왜 이렇게 많은 표를 얻었을까? 사람들은 묻는다.

하지만 역대 대선 득표율을 보면 국민의힘은 35% 전후의 지지는 기본적으로 받았고, 양당 구조는 단단했다.

양당은 서로 다른 정당을 표방하지만 사회경제적 정책에서 별반 다르지 않고, 소수 엘리트에 의해 권력이 독점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같다.
 
그러다 보니 상대 후보나 당이 싫어서 반대당에 투표하는 유권자의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내란세력 심판 선거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이재명’과 ‘민주당’에 대한 비토로 김문수를 지지했다는 유권자가 김문수 지지자의 15%나 되었다.

보수 양당 구조가 강력한 한국 사회에서 시민들은 제3의 선택을 하기가 쉽지 않다. 다양한 정치세력이 공존할 수 있는 제도가 구축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사표 심리 등 오랜 교육의 결과물은 다른 선택을 쉽지 않게 한다.

그럼에도 양당이 아닌 다른 선택을 한 사람들이 9%가 넘는다.

3) 진보정치의 필요에 대한 요구와 진보정당의 약화, 양면을 보여주는 선거였다.

진보정당이 제3 정당으로서 확고한 지위를 서서히 잃어왔고, 그 결과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선거였다.

왜 진보정당은 양당을 넘어서는 대안정당으로 보여지지 않는가? 시민들이 기대했던 진보정치의 사명을 다하지 못했던 역사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또다른플랜’은 제안문에서 평가를 기반으로 새로운 진보정당 운동을 주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진보정당의 필요를 인정했고, 무명의 권영국과 민주노동당에 대한 지지와 후원으로 진보정당을 기사회생시켜 주었다.

tv토론회에서 정치권력과 사회권력에서 소외되어 있는 시민들의 이름을 호명한 권영국이라는 무명의 진보정치인에게 시민들의 지지가 이어진 것은 그만큼 진보정치, 새로운 제3정치를 원하는 시민들의 열망을 보여준다.

2. 진보정치의 새로운 싹을 틔우기 위한 출발선, 무엇을 한 것인가?

<사진출처: 여성신문>

1) 사회대전환 연대회의를 확대, 강화하자.

과연 우리만으로 대선을 치루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라는 의문이 있었다. 후보 출마를 하지 말자는 의견도 있었다.

초기의 이 막막함과 어려움을 뚫은 것은 노녹정 3개의 진보정당과 민주노총 산별노조, 사회운동단체가 함께 만든 사회대전환 연대회의의 힘이었다.

사회대전환 연대회의를 만들고 대선을 치루는 과정 하나하나가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함께 하니 시너지가 났던 선거임이 분명하다.

연대회의는 중앙 캠프를 넘어 광역시도당 선대위를 구성하게 만들었고, 기층 단위에 선대위 활동을 가능하게 했다.

그리고 토론회를 거치면서 시민들의 반응이 달라지니 선거운동에 힘이 실렸다.

현재 연대회의는 전국 순회 간담회 이후 대선평가를 마무리하고 전망을 고민하고 있다.

또다른플랜은 연대회의를 해산하지 않고, 단체 뿐만 아니라 개인까지 가입할 수 있는 연대체로 가능한 시, 군, 구까지 꾸려져 지방선거를 함께 준비하는 단위로 확대. 강화를 주장한다. 1970년대 칠레가 사회당, 공산당, 노동조합까지 함께 하는 ‘인민연합’을 꾸려 아옌데를 대통령으로 당선시켰던 것처럼 연대회의를 통해 일상적인 연합정치를 통한 선거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를 바란다.
 
2) 새로운 진보정치 운동의 주체들과 저항주체 연합을 결성하자.

노동자, 농민,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등 이번 대선에서 권영국이 호명한 시민들은 다양했다. 소수 엘리트 중심의 대의정치하에서 권력으로부터 소외되어 왔던 시민들의 이름이었다.

이들은 단순히 권력에서 소외되어 베제된 수동적인 존재를 넘어 불평등한 자본주의 사회와 허울뿐인 민주주의 대안을 요구하는 새로운 저항주체들이었다.

여기에 12,3 사태 이후 광장을 거친 시민 개인들이 지지를 보냈고, 권영국과 민주노동당의 공약에 호응을 보냈다. 새로운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저항주체 세력이다.

이들과 선거시기를 넘어 일상의 시기 새로운 진보정치를 위해 무엇을 함께 할 것인지 전략을 찾아야 한다.

진보정당이 여러 개로 나뉘어 있는 상황에서 정당에 가입하기 어려워했던 사회운동 세력과 개인들이 연대회의라는 틀을 통해서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찾아야 한다.

대선에서 권영국 후보의 정책과 공약을 다듬어 연대회의 강령과 정책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정책을 관철시키는 다양한 실천을 모색하고 이어나간다면 그동안 민주노동당이 함께 하지 못했던 많은 이들과 연합을 할 수 있을 것이다.

3)당원의 정체성과 활동력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현하자.

당원이면 당연히 진보정당을 지지한다. 노동조합 조합원들은 당연히 진보정당을 지지해야 한다는 당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 왜, 진보정치가 필요한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교육하고, 진보정치의 효능감을 보여주어야 한다.

결국 진보정당이자 제3 정치세력으로서 민주노동당을 다시 만들어 가는데 당원들의 열정과 에너지를 끌어내야 하고, 이것은 강력한 교육과 실천 프로그램으로만 가능하다.

진보정치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이들, 예전 진보정당 지지자였지만 실망으로 떠났던 이들이 대선이후 입당을 하고 있다. 총선이후 1년만에 입당자가 탈당자를 넘어섰다.

신입당원들이 단순히 권영국을 팬심으로 지지하는 것을 넘어 진보정당 운동의 핵심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현해야 한다.


선거에 참여했던 당원들이 앞으로 무엇을 하면 좋을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활동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지역별로 당원과 대선에 참여했던 연대회의 구성원들, 개인들에게 앞으로 활동에 대한 지혜를 다양한 방식으로 구하고 앞으로 활동에 도입해보자.

‘함께’의 의미를 경혐했던 우리, 이제 진보정당 운동의 새로운 싹을 틔우기 위한 행보를 이어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