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3 혁신? P2E는 투기 자본이 만들어낸 낡은 ‘도박의 재탕’일 뿐

웹3 혁신? P2E는 투기 자본이 만들어낸 낡은 ‘도박의 재탕’일 뿐

주세훈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김남국 국민디지털소통비서관 임명을 계기로, P2E(Play to Earn) 게임 합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금 힘을 얻고 있다. 이들은 P2E를 단순히 돈 버는 게임이 아니라,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경제 시스템인 '웹3(Web3)'의 핵심이라며 '혁신'으로 포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들의 화려한 포장지를 걷어내고, 그 안에 숨겨진 민낯을 직시해야 한다. P2E는 결코 혁신이 아니며, 투기 자본이 만들어낸 낡은 '도박의 재탕'에 불과하다.

 '웹3'의 본질과 P2E의 현실: 주체는 '플레이어'가 아닌 '투기꾼'

웹3는 '탈중앙화'를 통해 플랫폼이 아닌 이용자가 데이터의 주권을 갖는 새로운 인터넷 세상을 지향한다. 이론적으로 P2E는 웹3의 철학을 게임에 적용하여, 플레이어가 게임 아이템의 소유권을 갖고 경제 활동의 주체가 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해외의 수많은 P2E 게임 사례들이 이를 증명한다. '액시 인피니티'의 실패에서 보듯, 대부분의 P2E 게임은 게임의 재미를 통한 플레이어의 몰입이 아니라, 신규 투자자 유입에 기반한 코인 가격 상승에 의존하는 폰지 사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 게임 내 경제는 투기 자본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소위 'P2E 프로게이머'들은 하루 종일 지루한 반복 작업을 통해 코인을 채굴하는 '디지털 노동자'로 전락했다.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가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게임을 하는 '투기꾼'과 '노동자'만 남은 것이다.

 '혁신'은 없고 '기득권'만 강화되는 구조

P2E 게임 합법화는 게임 산업의 혁신을 가져오기는커녕, 기존의 기득권만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대규모 자본을 가진 게임사와 투기 세력은 막대한 자본으로 코인 시세를 조종하고, 게임 내 경제를 독점하려 할 것이다. 이미 국내 일부 게임사들은 P2E 게임 출시를 준비하며 블록체인 기술을 빙자한 투기 플랫폼을 만들려 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기술을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웹3'의 정신과 정반대되는 행위다.

진정한 혁신은 사행성을 조장하여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과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는 투기 세력이 '웹3'라는 그럴싸한 포장지를 씌워 P2E 게임의 본질을 가리려는 시도에 속아서는 안 된다. 이들이 외치는 '혁신'은 결국 소수의 이익을 위한 허울 좋은 명분에 지나지 않는다.

정의당은 P2E 게임의 합법화가 가져올 사회적, 경제적 폐해를 경고하며, 투기 자본으로부터 건강한 게임 생태계를 지켜내야 한다. 게임 산업의 미래는 '돈'이 아닌 '재미'와 '창의성'에 달려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