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변화 할 수 있을까?

글 : 홍의석

< 조란 맘다니, X >

미국 민주당 뉴욕시장으로 조란 맘다니가 당선되었다.

주요 언론은 ‘최초의 무슬림 청년 시장’의 탄생을 강조하지만 더 놀라운 사실은 젊은 청년 시장이 사회주의자 모임에서 활동했다는 점이다. 맘다니는 버니 샌더스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가 속해있는 민주사회주의자연합(DSA)의 회원이다. 자본주의의 절정을 달리고 있는 미국에서 사회주의자들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보수적인 미국에서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단체의 회원이 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들은 지역에서 주민들을 만나고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며 사람들을 조직하였다. 월세 인상을 제한하거나 어린이집을 지원하는 사업들은 주민들의 삶을 변화시켰고 이런 활동들은 DSA회원을 증가시켰다. 증가한 회원들은 다시 DSA활동의 동력이 되어 더 폭넓은 활동을 만들어 낸다.

< Pratt & Whitney 노동조합과 연대자들, X >

캘리포니아 최대 노조인 전미서비스노조(SEIU) 데이비드 우에르타 대표가 이민자 단속을 방해한 혐의로 체포되자 전미자동차노조(UAW), 미국노동총동맹-산별회의(AFL-CIO)등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노동조합들이 모여 이민자 단속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를 지지하던 노동조합들이 이민자 단속에 반대하며 공식적인 연대를 선언한 것이다.

미국의 노동조합 가입률은 1950년 30%로 정점을 찍은 이후, 1981년 관제사 파업에 대한 레이건 정부의 강경대응을 계기로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하며 가입률이 급격히 하락한다. 미국의 주류 산업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과 금융산업으로 변화하자 블루칼라를 기반으로 조직되던 노동조합은 침체기로 접어들 수밖에 없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노동조합을 지지하는 미국인이 70%에 육박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 미국내 노동자와 사측의 관계는 큰 변화를 맞는다. 노동 시장이 유연한 미국에서 사측에게 유리했던 환경이 노동자에게 유리하게 변화한 것이다. 사측이 노동자를 선택하기보다 노동자가 회사를 선택하는 경향이 생겼는데, 실업률이 낮아지고 노동자가 부족해지며 생긴 현상이다. 노동자들은 임금인상을 넘어서 인간다운 삶을 새로운 목표로 설정했다. 노동자간 차별을 해소하고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인력보충을 요구한다. 이러한 흐름의연장선으로 이민자 단속에 반대하고 연대하는 것은 이민자의 권리를 지키는 것이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 전미서비스노조(SEIU)와 미국노동총동맹-산별회의(AFL-CIO) 파트너쉽, 사진_뉴욕타임즈 >

2017년 처음 백악관을 차지했던 트럼프 정권은 친기업, 반노동이 정책 기조였다. 기업의 세율을 낮추고 규제는 해제하면서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법안을 반대하고 무력화 시켰었다. 다시 돌아온 트럼프는 잠시 노조의 편에 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다시 과거로 회귀하여 반 노동정책을 펼칠 것이 유력하다. 시민들을 조직하는 사회주의자와 노동자를 조직하는 노동조합이 연대한다면 반 트럼프 전선을 충분히 펼쳐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이 나비의 날개짓으로 끝나지 않고 태풍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이 새로운 정치를 펼쳐줄 것을 기대한다.